그래픽 메모리: (2) 그래픽 메모리와 GDDR의 핵심 기술

지난 글에서는 그래픽 메모리가 무엇인지, 언제부터 우리는 그래픽 메모리를 상용화하여 쓰게 되었는지에 대한 글을 써보았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아래 글을 참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2025.03.03 - [반도체 이야기/인사이트] - 그래픽 메모리: (1) 그래픽 메모리는 뭐가 다를까?

그래픽 메모리: (1) 그래픽 메모리는 뭐가 다를까?

 

이번 글에서는 그래픽 메모리를 말할 때 어떤 기술적 관점에서 봐야하는지, HBM과는 어떻게 개념적으로 다른지에 대해서 간단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1. 그래픽 메모리에서 중요한 요소, 버스(Bus)

 GDDR ( Graphics Double Data Rate) 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버스(Bus)입니다.

 

버스는 데이터가 오고 가는 통로를 의미하며, 이 통로가 넓을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메모리 용량이 많을수록 좋다는 다다익선(多多益善)의 원칙이 있지만, GPU 시대에 들어서면서 속도가 그래픽 성능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플레이스테이션(PS) 시리즈를 들 수 있습니다. 오리지널 PS는 1MB, PS2는 4MB의 그래픽 메모리(GPU VRAM)를 탑재하고 있었음에도 당시 PC보다 훨씬 뛰어난 3D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초당 데이터 전송 속도가 48GB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GPU 내부에 고속 그래픽 메모리를 내장함으로써 용량의 한계를 극복하고 속도를 극대화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용량 측면에서 큰 손실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2. 그래픽 메모리와 버스 폭(Bus Width)의 딜레마

 이론적으로는 넉넉한 그래픽 메모리 용량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충분한 버스를 구성하면 이상적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가격 대비 성능(Price-Performance Ratio, PPR) 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버스 폭을 16비트에서 32비트, 64비트에서 128비트, 256비트에서 512비트로 확장하면 전송량이 증가하지만, 이에 따른 비용 상승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GDDR(Graphics Double Data Rate) 기술입니다. GDDR은 데이터를 읽고 쓰는 통로인 **스트로브(Strobe)**의 개수를 일반적인 DRAM보다 더 많이 확보하여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습니다.

 

 최신 GDDR6X 메모리는 PAM4 (Pulse Amplitude Modulation 4-level) 기술을 적용하여, 한 번의 클럭 주기에서 기존 대비 두 배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러한 기술 덕분에 GPU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으며, 고해상도 게임과 AI 연산, 딥러닝 등의 고부하 작업에서도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졌습니다.

 

3. GDDR과 HBM의 차이점

 고성능 GPU 시장에서는 GDDR 외에도 HBM(High Bandwidth Memory) 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GDDR과 HBM의 가장 큰 차이점은 메모리 배치 방식입니다. GDDR은 GPU와 떨어져 있는 메모리 모듈을 사용하지만, HBM은 GPU 코어에 직접 적층(3D 스택)된 형태로 설계됩니다.

 

 이 덕분에 HBM은 GDDR 대비 훨씬 더 높은 대역폭을 제공하지만, 제조 단가가 높아 고급형 그래픽 카드나 AI 연산용 하드웨어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GDDR은 가로로 배치된 메모리 모듈, HBM은 적층형 구조

 

4. GPU 성능을 결정짓는 그래픽 메모리의 미래

 그래픽 메모리 기술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최근에는 GDDR7이 개발 중이며, HBM4도 연구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차세대 그래픽 메모리는 더욱 높은 속도와 용량을 제공하면서도 전력 효율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임 성능 향상, AI 연산, 가상 현실(VR), 8K 영상 처리 등 GPU의 활용 범위가 계속 확장됨에 따라, 그래픽 메모리 기술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GDDR과 HBM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주시하면서, 차세대 GPU의 성능 향상을 기대해 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