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로 연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아직 명확한 협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요.
2023.04.25 - [경제 시사 공부] - 대통령의 미국 방문, '국빈 방문'이란 뭘까? (국빈방문 공식방문 차이, 정상 방문의 분류)
이번 한국과 미국의 정상 회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것은 바로 '핵 협의체' 창설입니다. 약간 이상한 것이 있다면 '나토 (NATO) 식 핵협의체'를 창설하였다는 표현을 언론에서 사용한 것입니다. NATO면 NATO 지.. NATO 식 핵협의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이번 정상 회담에서 체결하기로 한 핵협의체와 기존의 NATO와는 어떻게 다른것인지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NATO (나토, 북대서양조약기구,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나토 (NATO)는 유럽 내 공산 세력에 대한 서유럽 국가들의 기본적인 집단 방위 조약으로 1949년 영국, 미국, 캐나다, 덴마크 등 12개 국에 의해 출범한 기구입니다. 1990년대에 들어 냉전 시대가 저문 후에도 러시아의 잠재적 위험에 대비하기 위하여 동유럽 국가들이 가입하면서 현재는 총 31개국으로 확장되었습니다.
▶ NATO 회원국 (31개국)
그리스,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라트비아, 루마니아, 룩셈부르크, 리투아니아, 몬테네그로, 미국, 벨기에, 북마케도니아, 불가리아, 스페인, 슬로바키아, 아이슬란드, 알바니아, 에스토니아, 영국, 이탈리아, 체코, 캐나다, 크로아티아, 터키, 포르투갈, 폴란드, 프랑스, 핀란드, 헝가리
NATO의 중점 조항은 'NATO 내 특정 가입국에 대한 무력 공격은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여 무장군의 사용을 포함한 공격당한 국가의 지원' 입니다.
나토 (NATO) 기구 설립 이후에 해당 조항이 처음 적용이 된 것은 바로 2001년 9월 11일, 9.11 테러 때입니다. 사우디아라바이에서 추방당한 오사마 빈 라덴이 조직한 것으로 추정되는 테러리스트들이 미국 뉴욕시에 있는 세계무역기구와 워싱턴 D.C 근교 펜타곤을 공격해 30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을 때 나토 회원국들이 미국을 지원하였습니다.
나토 (NATO)와 한국과의 관계
한국은 지역적으로의 거리가 있어서 미국과 유럽 내 국가들로 이루어진 NATO 회원국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 한국은 NATO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2005년 반기문 당시 외교부장관이 NATO 본부를 방문하여 협력 관계를 논의하고 2006년 NATO의 글로벌파트너 국가로 참여하는 등 활발한 교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2년 4월에는 NATO의 군사위원장이 방한하였으며 2022년 5월에 한국은 기여국의 자격으로 회원국인 캐나다와 룩셈부르크와 함께 NATO 사이버 방위센터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NATO 사이버 방위 센터에서는 매년 세계 최대 규모의 사이버 보안 훈련을 국가 합동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2022년 6월에 윤석열 대통령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NATO 정상회의에 파트너국 정상의 자격으로 참여하기도 하였습니다.
나토 (NATO)의 NPG와 한국형 핵협의체인 NCG의 차이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방미로 합의된 한국형 핵협의체 NCG는 NATO의 핵공유 체제인 NPG (Nuclear Planning Group)와 그 틀은 유사하지만 내용면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NCG가 한미 양자 간의 협의체라면 NPG는 다수의 회원국이 속해있는 NATO의 협의기구 이므로 다자 간 협의 기구의 성격을 갖습니다.
또한 NPG는 핵과 재래식 전력을 포함한 포괄적인 핵 억제에 관한 논의 방식이었다면 NCG는 '핵 운용' 관련 사안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논의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미국 당국자는 NCG에 대해 '미국이 만약에 일어날 수 있는 중대한 사태에 대한 계획을 어떻게 구상하는지에 대한 한국의 이해를 돕고 그런 숙의에서 한국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NCG 협의체의 성격을 설명하였습니다.
이 표현에서 NATO의 NPG와 NCG의 차이점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어 보입니다.
NATO의 NPG는 핵 운영 계획, 의사 결정, 사용 시 핵무기 운반과정 등 핵무기 사용에 대한 최종 권한을 제외한 모든 것을 핵공유 회원국과 공유하고 협의를 통해서 결정합니다. 특히 배치된 전술핵무기를 운영하는 과정을 포함하고 있어 말 그대로 '계획 (Planning)'에 초점을 둔 협의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NCG는 '숙의 (Deliberation)'이라는 그 표현처럼 핵무기를 보유하는 데에 있어 한국과 공동 기획은 하지 않을 것이나 유사 시 핵무기를 한국에 전개하는 과정인 운용 협의 측면에서 NCG를 운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 가장 큰 차이점은? 전술핵무기 배치 여부
북한이 핵선제공격 가능성까지 열어둔 핵무력 법령을 채택한 이후 국내에도 핵무장 여론이 높아지고 있으나 미국은 현재도, 그리고 앞으로도 한국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이번 협약 체결을 통해 분명하게 드러낸 것입니다.
▶ 공통점은? 미국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 여부를 결정
NCG와 NPG의 공통점은 핵무기를 실제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권한은 미국 대통령이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구조 때문에 나토에서도 현행의 핵공유 체제가 실제 위기 상황에서의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NCG가 보여주는 의미
결국 이번 협의의 주요 내용은 '한국에 실질적인 핵 배치는 지금도, 앞으로도 계획이 없다'입니다. 이 메시지가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미국이 바라는 바는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 선언입니다. 이번 한미 핵 협의체의 경우는 미국이 한국이나 인도 등 핵무기를 개발할 역량이 있는 여러 국가들이 핵을 보유하지 않도록 하는 확장 억제 효과와 함께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해서는 조건 없이 미국의 무장 지원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누군가는 북한의 핵 도발을 실질적으로 억제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한국 내 전술핵 배치가 빠진 단순 협의체 구성만으로는 안보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미흡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실 한국에 핵을 배치하면서까지, 그렇게 큰 관리점을 두면서까지 움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이번 방미를 통해 나올 수 있는 적절한 수준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경제 시사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주식은 언제 살 수 있나요? (미국 증시 개장 시간, 2023년 서머타임, 휴장일 확인) (1) | 2023.05.23 |
---|---|
미국 증시 장기 투자 시, 꼭 알아야 할 절세 방법 3가지 (0) | 2023.05.03 |
핵융합과 핵분열의 차이 (에너지 발생 차이, 핵융합산업, 핵융합 주요 투자, 핵융합 관련주) (0) | 2023.04.26 |
대통령의 미국 방문, '국빈 방문'이란 뭘까? (국빈방문 공식방문 차이, 정상 방문의 분류) (0) | 2023.04.25 |
스페인 최악의 가뭄에 올리브유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 (0) | 2023.04.25 |
댓글